보물섬 결말, 이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용두사미의 끝판왕이다.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부터 이명희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 16부작의 대장정을 마무리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결코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박형식, 허준호, 이해영 등 연기파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열연이 있었기에 더더욱 아쉬운 마무리. 많은 시청자들이 “학씨, 이러려고 끝까지 봤나”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보물섬 결말’에 대한 한줄평: 허무함과 배신감이 가득한 종영
보물섬 결말은 무엇을 의미하려 했던 걸까? 마지막화의 연출은 마치 시청자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기겠다는 듯 열려 있었고, 그 점이 오히려 극의 몰입도를 깨트리고 말았다. 드라마의 핵심 주제였던 ‘보물’이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보물섬이 은유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종영 후 시청자들의 허탈감을 키운 주요 요소다.
보물섬 결말 줄거리 요약: 요트, 총, 그리고 떠나는 남자
드라마는 주인공 **서동주(박형식 분)**의 꿈 장면으로 시작된다. 돌아가신 아버지 **허일도(허준호 분)**가 나타나 “이제 나를 보내주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해피엔딩을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서사는 그 기대를 철저히 배반한다.
염장선은 실종된 상태로 1년이 흐르고, 서동주는 대산 에너지 사장이 되어 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염장선은 사실 대산 내실의 비밀금고에 1년 넘게 갇혀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서동주는 매일 햄버거를 사다주며 염장선을 살려두고 결국 그의 재산을 몰수한 뒤 풀어준다. 이후 염장선은 구속되어 교도소로 향한다.
예상치 못한 죽음도 있다. 허태윤이 동주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낸 후 차선우에 의해 살해된다. 이 장면은 후반부 감정선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기폭제가 되며, 차선우와 지영수가 돌변하는 전개에 많은 시청자들이 “갑자기 왜?”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서동주는 자신의 자료를 국회의원에게 넘기고, 자신은 홀연히 사라진다. 그가 떠난 장소는 과거 아버지 허일도가 총으로 자신을 겨눴던 요트였고, 이곳에서 권총을 들고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으로 드라마는 끝난다.
보물섬은 결국 무엇이었나?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많은 시청자들이 묻는다. “그래서, 보물섬이 뭐였지?” 사실 제목이 암시했던 ‘보물섬’은 물질적 보물이 아닌 인간 관계 속에서의 신뢰, 혹은 마음의 평온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제목에 담긴 상징조차 흐릿하게 마무리된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해석이 분분한 마지막 장면
드라마 마지막 장면에서 서동주는 권총을 들고 요트 위에 서 있다. 이 장면은 해석이 매우 다양하다.
- 권총을 바다에 던졌다 → 과거의 아픔을 내려놓고 새 출발을 한다는 상징.
- 자살했다 → 삶에 대한 의지를 상실했고, 마지막 유골을 뿌리고 생을 마감했다는 해석.
- 시즌2 복선 → 태윤이 남긴 메시지를 통해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동주의 죽음 여부도 미정.
특히 1회에서 등장한 여은남의 요트 그림과 “아주 돌아오지 않아도 되니까 쉬러 와”라는 대사가 마지막 장면을 암시했다는 점에서, 복선 회수의 의도는 있었지만 시청자들이 이를 받아들이기엔 명확성이 부족했다.
명품 연기진, 스토리에 발목 잡히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빛났던 건 단연 박형식의 연기력이다. ‘아기 병사’라는 별명처럼 순수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선을 자유롭게 오간 그의 연기는 충분히 찬사를 받을만했다. 하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선 “연기 너무 아깝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특히 염장선 역의 이해영, 허일도 역의 허준호 역시 캐릭터 완성도는 훌륭했으나, 극 전개 자체가 그들을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다.
보물섬 결말 이후, 남은 것은?
결말을 통해 결국 일도 가문이 몰락하고, 새로운 승자처럼 떠오른 건 차선우와 지영수 모자다. 하지만 이마저도 갑작스러운 성격 변화와 사건 전개로 인해 시청자들에게는 배신감으로 다가왔다. 여운이 깊은 대신 찝찝함이 오래 남는 엔딩, 그것이 보물섬의 최종 이미지로 남았다.
결론: 이명희 작가, 또 찝찝한 결말?
이명희 작가는 이전 작품인 **‘돈꽃’**에서도 결말의 여운과 해석이 분분했던 바 있다. 이번 ‘보물섬’ 결말 또한 그녀 특유의 열린 결말, 상징성, 복선 회수를 활용했지만 다소 과잉 해석을 요구한 탓에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그래도 남는 건 배우들
박형식, 허준호, 이해영, 홍화연 등 배우들의 열연은 명백히 돋보였다. 특히 박형식은 이 작품을 통해 감정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차기작인 **<트웰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보물섬 결말, 그것은 기대의 배신이자, 배우들의 연기력과 서사의 불균형이 만들어낸 허무한 종착지였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지금의 혹평을 반전시킬 기회가 되겠지만, 적어도 이번 시즌은 기대한 만큼 실망이 컸던 드라마로 남게 될 것이다.